1. 왜 ‘걸러야 할 사람’이 존재할까?
인간관계는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관계는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힘든 시기에 든든한 지지가 되어줍니다. 반면, 독이 되는 관계는 불안, 스트레스, 심지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연구결과: 미국심리학회(APA)에 따르면, 일상에서 부정적이고 해로운 관계를 지속적으로 겪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분비가 높아지고, 만성 피로나 우울감이 나타날 가능성이 약 30% 이상 증가한다고 합니다.
실제 사례: 직장 동료나 친구, 심지어 가족 중에서도 부정적 감정만 남기는 상대를 접할 때마다 무기력해지고 삶이 제자리걸음인 듯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한 번에 ‘독한 사람’을 분별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래의 세 가지 특징은 심리학적·임상적 통찰을 토대로, 가까이하면 관계에서 더 큰 고통이나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2. 특징 1: 끊임없이 **“네 탓”**을 하는 사람 (책임 전가형)
(1) 어떤 모습일까?
잘못된 일이 일어나면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기보다 “너/너희가 그렇게 했잖아”, “내가 원래 이런 건 다 주변 환경 탓이야” 식으로 타인을 탓합니다.
상대방이 해결책을 제시해도, “아니, 그건 네가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거야”라며 피드백 자체를 거부하거나 무시합니다.
(2) 심리학적 근거
책임 전가와 방어 기제: 정신분석학에서 이야기하는 ‘투사(Projection)’ 기제에 해당합니다. 스스로의 약점이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상대를 비난함으로써 자존심을 지키려는 무의식적 행동일 수 있습니다.
갈등의 고착: 이런 성향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갈등이 생산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됩니다.
(3) 실제 사례
직장 사례: 프로젝트가 지연될 때마다 “보고서 작성이 늦은 건 당신이 제대로 브리핑 안 해줘서야”라고 말하는 동료 A씨. 이로 인해 팀 분위기가 나빠지고, 협업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친구 사례: 약속 시간에 늘 지각하지만 “네가 카페 위치를 헷갈리게 해서 그렇다”라고 탓하는 친구. 결국 피해를 보는 건 본인과 주변 모두입니다.
Tip: 이런 사람을 대할 때는 문제상황을 구체적으로 문서화하거나, 제3자의 증언 등 객관적 근거를 마련해두면 뒤늦은 책임 전가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반복된다면 심리적·정서적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하기 때문에 거리를 두는 편이 좋습니다.
3. 특징 2: 감정적으로 “착취” 하는 사람 (정서적 흡혈귀)
(1) 어떤 모습일까?
만날 때마다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거나, 끊임없이 동정과 위로를 요구하는 유형
본인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의지를 보이기보다,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인 지지와 희생을 기대합니다.
상대의 입장이나 감정에는 무관심하고, 오직 자신의 고통·감정만 강조합니다.
(2) 심리학적 근거
공감 피로(Empathy Fatigue): 상담심리 분야에서, 한쪽이 무차별적으로 감정을 쏟아부을 때, 듣는 사람은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 심지어는 2차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습니다.
애착 이론: 안전하지 않은 애착 유형(예: 불안정 애착)은 주변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관계에서 자신만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대를 비난하기도 합니다.
(3) 실제 사례
연인 사례: 매일 “내가 우울해서 네가 옆에 있어줘야 해”라고 전화하며, 상대방의 스케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파트너. 상대가 바쁘다고 하면 “너는 내가 힘든 걸 몰라주네?”라며 서운함을 폭발시킵니다.
가족 사례: 어떤 가족 구성원이 늘 “네가 안 도와줘서 내가 이렇게 힘들다”라고 감정적 호소만 반복하고, 정작 해결책이나 스스로의 노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통계: 한 연구(영국 Mental Health Foundation 조사)에 따르면, 매일 30분 이상 타인의 부정적 감정을 계속해서 들어주는 경우(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2주 이상이 지나면 ‘정서적 번아웃’ 위험도가 40% 이상 높아진다고 보고됩니다.
Tip: 한두 번의 힘든 상황을 듣는 건 인간적 의무일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감정을 쏟아부으면서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면 이는 ‘정서적 착취’로 볼 수 있습니다. 거리를 두거나 전문적인 도움을 권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4. 특징 3: 경계(Borderline) 없이 개인 영역을 침범하는 사람
(1) 어떤 모습일까?
사소한 부분까지 간섭하고 통제하려 듭니다. 예: “너는 왜 그렇게 옷을 입어?”, “지금 당장 전화 받으라고!”
상대방의 의사나 개인적 선택을 무시하고 “너는 내 말만 따르면 돼”라는 식으로 행동합니다.
친밀함을 이용해 마음대로 다른 사람의 일정이나 관계망을 활용하고, 동의 없이 정보를 퍼뜨리거나 사생활을 침해합니다.
(2) 심리학적 근거
개인 경계 설정의 중요성: 긍정적인 인간관계에서도, 기본적인 사생활 및 정신적 영역의 경계는 필요합니다(심리학자 헨리 클라우드와 존 타운센드가 《Boundaries》에서 강조).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도구’로 인식하거나 자기중심적 욕구만 충족하려는 경향이 높습니다.
(3) 실제 사례
친구 사례: 연애 상대가 생겼다고 말하자, 해당 인물의 SNS 계정을 마구 뒤져서 찾아내고, 아무 허락 없이 제3자에게 “내 친구가 저 사람이랑 사귀는데 문제 있어 보이지 않아?”라고 떠벌리는 B씨.
직장 사례: 회식 장소와 시간을 결정해놓고 “안 오면 뒤끝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상사. 업무 외 시간도 통제하려 드는 모습입니다.
Tip: 이런 행동 패턴은 장기적으로 상대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줍니다. 일단 “이 부분은 제 사적인 영역이니, 간섭하지 말아 달라”라고 명확히 선을 긋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통제하려 한다면 관계의 재검토가 불가피합니다.
5. “걸러야 할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까?
1) 관계 진단: 합리적 기대 vs. 반복적 실망
문제 상황을 한두 번 겪은 것인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인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세요.
이미 여러 번 대화를 시도했지만 개선되지 않는다면, 심리적 거리를 두는 게 현명할 수 있습니다.
2) 대화 시도와 한계 설정
한 번쯤은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표현하고 개선점을 제시합니다(“이런 점에서 상처받고, 앞으로 이런 행동은 삼가 달라” 등).
상대가 이를 존중하지 않고 계속 부정적 패턴을 반복한다면, 해당 관계에서 물리적·정서적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3) 건강한 인간관계 형성에 집중
대안 찾기: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관계에 에너지를 쏟아보세요.
자기 돌봄: 독서를 하거나 취미활동, 상담 등을 통해 정서적 자원을 충전하고, 독한 인간관계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할 시간을 갖습니다.
6. 결론: 관계 정리도 나 자신을 위한 배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함께 살아가며 서로 돕고 의지하지만, 언제나 예외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특징—책임 전가형, 정서적 착취형, 개인 경계 침범형—은 당신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모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심리적 안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끊임없는 ‘네 탓’: 문제 해결보다 비난에 집중
감정적 흡혈귀: 늘 부정적 감정을 쏟아내면서 상대만 희생시키기
경계 없는 침범: 사생활과 선택권을 무시하고 간섭
현명한 거리 두기: 반복적인 문제 패턴이라면, 뚜렷한 경계를 세우거나 관계를 조정·정리하는 것이 필수
자기 보호와 성장: 힘든 관계를 끊으면 외롭거나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결국은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자기 자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인생은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누구와 함께 쓰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해, 나쁜 영향을 주는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은 결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성장과 마음의 평화를 지켜내는 성숙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관계에도 ‘정리’와 ‘선택’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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