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현대 사회는 “24시간 연결”이라고 불릴 정도로 빠른 속도로 돌아갑니다. 그만큼 다양한 형태와 강도의 자극이 많아, 이를 전부 소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일상 대화 속에 자주 등장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에 더욱 ‘잘’ 반응하고, 그것을 짊어지며 살아갈까요? 그리고 이러한 경향을 지닌 사람이 스트레스를 조금 더 건강하게 다스릴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실제 통계와 사례를 통해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의 특징을 살펴보고, 심리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다양한 해결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 스트레스와 현대인의 삶: 사례와 통계
2.1 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억 6천만 명 이상이 스트레스 관련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한 언론사 설문조사(2019년)에서는 직장인의 약 70%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겪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정도’와 ‘반응 방식’은 사람마다 매우 다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금방 털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일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고 오랫동안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2 실제 사례
사례 A: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조직 내 빈번한 회의와 야근이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주변 동료들은 비슷한 근무 강도를 겪어도 그럭저럭 버티는데, 김 씨는 계속되는 긴장 속에서 소화불량과 두통이 심해졌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김 씨는 ‘실수를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조그만 비판에도 쉽게 무너지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사례 B: 20대 대학원생 이 모 씨는 논문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평소에도 사소한 과제 하나에도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데,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과 ‘주위 사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두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생각과 감정이 과도하게 얽히고, 이를 풀어낼 마땅한 경로가 없어 심리적, 신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3.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의 특징
1. 완벽주의적 성향
모든 일을 최고의 결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작은 오류나 실수에도 쉽게 스트레스를 크게 받음.
2. 높은 민감도
감정적으로 예민해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 예컨대 다른 사람의 무심한 한 마디에 쉽게 상처받고, 걱정과 불안이 증폭되는 패턴이 나타남.
3. 부정적 자기 대화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하지?’ 같은 생각을 자주 함. 이런 자기 대화는 스트레스를 더욱 악화시킴.
4. 과잉 책임감
주어진 일이나 상황에 대해 무조건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크게 가짐. 협업이나 도움 요청이 필요할 때도 혼자 감내하려고 해 압박이 커짐.
5. 사회적 지지 부족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적 지지나 위로를 받지 못하거나, 이를 시도하지 못해 혼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함.
4.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 접근법
심리학 연구에서 제시하는 스트레스 관리법은 크게 ‘사고(생각) 조절’, ‘감정 조절’, ‘행동 조절’의 세 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생활습관이나 대인관계 같은 환경적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4.1 사고(생각) 조절: 인지 재구조화(Cognitive Restructuring)
방법: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생각을 점검한 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연습을 함.
연구 예시: 여러 임상 연구 결과에서, 인지 재구조화 기법은 불안·우울과 같은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이 보고됨.
실전 팁:
1.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을 기록한다. (예: “회의 중 상사가 날 지적했다.”)
2.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점검한다. (예: “나는 무능력하다.”)
3. 그 생각이 객관적 근거가 있는지, 혹은 왜곡된 면이 있는지 평가한다.
4. “이번 지적은 사소한 실수에 대한 것이며, 나의 모든 역량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등의 대안적·합리적 생각을 개발한다.
4.2 감정 조절: 마음챙김(Mindfulness)과 이완 기법
마음챙김: 현재 순간에 집중하여 떠오르는 감정, 생각을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연습.
이완 기법: 복식 호흡, 근육 이완법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낮추는 데 활용.
연구 예시: 8주간의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BSR)’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불안 수준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있음.
실전 팁:
호흡에 집중하며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작을 3~5분 반복.
하루 10분 정도 조용한 공간에서 눈을 감고, 몸의 감각을 하나씩 점검하며 긴장이 느껴지는 부위를 의식적으로 풀어주기.
4.3 행동 조절: 건강한 루틴과 스트레스 분산
운동: 꾸준한 유산소 운동(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은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을 줄이고 엔도르핀을 증가시켜 기분을 좋게 만듦.
식습관: 과도한 카페인, 당분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 식사 습관을 유지하면, 몸의 긴장도와 혈당 변동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음.
수면: 대부분의 성인은 최소 7시간 이상의 규칙적인 숙면이 필요. 수면이 부족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이 급격히 떨어짐.
취미 활동: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정원 가꾸기 등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은 스트레스 에너지를 건설적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함.
4.4 환경 조절: 사회적 지지 강화와 자기 돌봄
사회적 지지: 사람 간의 위로와 공감은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됨. 필요한 경우 가족, 친구, 전문가, 또는 지원 단체 등을 적극 활용하기.
조기 상담: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정신적·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 전문가(심리학자, 상담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의 도움을 받으면 악화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음.
자기 돌봄(Self-Care): 일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쉼의 시간’을 허용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태도를 갖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
5. 실제 적용을 위한 제언
1. 스트레스 일기 쓰기
일주일 정도 매일 ‘스트레스 상황’, ‘그때 떠오른 생각’, ‘그 상황을 1~10점으로 얼마나 힘들게 느꼈는지’를 적어 보세요. 한 달 뒤, 변화 양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면서 스트레스 패턴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자기만의 스트레스 대응 매뉴얼 만들기
가령 “직장 상사의 질책을 받을 때 → 10초간 호흡 가다듬기 → 기록하기 → 퇴근 후 30분 산책하기” 같은 단계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두면, 막상 상황이 닥쳤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3. 작은 성취 경험 쌓기
여러 가지 중압감을 느낄 때는 ‘가장 작은 과제부터 해결’하여 성공 경험을 체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더라도 본인이 직접 성취하고 있다는 느낌은 장기적으로 자기 효능감을 높여 스트레스 취약성을 낮춥니다.
4. 전문가와의 협업 고려
스트레스와 관련해 정신적·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상담센터나 전문가의 도움을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이때 ‘코칭(coaching)’을 통해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심리상담’을 통해 심층적 사고·감정 패턴을 다루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6. 마무리하며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불가피하게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강도와 지속 시간,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감성을 지닌 사람은 주변을 세심하게 챙기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높은 성취를 이뤄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민감성이나 완벽주의가 ‘본인의 체력과 마음의 여유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작동할 때 찾아오는 과도한 긴장과 소진(burn-out) 상태입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핵심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건강한 대처 도구를 마련하며’, ‘필요하다면 외부의 전문적인 지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 안내해 드린 여러 가지 방법—인지 재구조화, 마음챙김, 운동, 사회적 지지—를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면, 스트레스를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점차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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